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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 10개짜리 원가장부를 들춰본 임대차 전문가의 고백

2024년 1분기, 역삼역 대로변에서 권리금 2억 원을 받고 나간 룸 10개짜리 단란주점이 있었다. 나는 그 매도인의 실거래 내역서를 손에 쥐고 있었고, 솔직히 처음엔 권리금을 지불한 매수인이 이해가 안 됐다.

장부를 펼치기 전에 흔히 하는 착각

"그 정도면 남는 장사지"라는 말 한마디가 2억짜리 오판을 만든다. 룸 단위 업종의 원가율이 35~40%라는 숫자가 업계 컨벤션처럼 떠다니는데, 이 수치는 주류 매출 기준일 뿐이고 실제 영업이산율은 계산 틀을 바꾸면 완전히 다른 그림이 나온다.

매출은 크게 주류, 서비스피, 정기 룸 회전 예약 매출로 갈린다. 원가 구조는 이 세 축마다 다르게 작동한다. 이 사실 하나만 인지해도 "남는 장사"라는 감에 의존한 판단은 상당 부분 걸러진다.

표면 마진율의 함정

소주 한 병 매입가 1,100원, 판매가 40,000원. 표면 마진율 97%. 말도 안 되는 숫자지만 실제 원가율을 산정하면 12~18%로 올라온다. 부가세 신고 과정의 매입증빙 누락분, 진열·소모 비용, 콤프 및 숙취 음료까지 합산하면 주류만으로 남기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유통 채널이 벌크(Bulk) 직거래인지 도매상을 경유하느냐에 따라 편차가 상당하다. 룸 10개 이상 규모면 벌크 negotiated price로 잡히는 게 일반적이지만, 소규모 매장은 도매 마진 20~30%를 고스란히 떠안는다.

인건비, 장부 밖의 진짜 무게

룸 단위 업소 인건비 비중은 통상 매출 대비 22~30% 선이다. 여기에 매니저 커미션 체계가 붙으면 5~8%가 별도로 빠진다. 이 비용은 대부분 정식 장부에 잡히지 않는다. 실거래 내역서에서 가장 흔히 무시되는 항목이다.

그 룸 10개짜리 가게의 실제 영업이산율은 세전 기준 11.3%였다. 세후로 떨어지면 7%대. 매도인이 "남는 게 없다"고 했을 때 나는 과장이라고 판단했다. 장부를 본 뒤 생각이 바뀌었다.

고정비와 회전수 사이의 간극

하루 평균 룸 이용 4.2시간이면 대로변 기준으로 양호한 축에 속한다. 골목으로 빠지면 2.8시간까지 떨어진다. 룸 테이블 단가 30만 원이라도, 룸 수 대비 가동률 55% 미만이면 고정비를 건지기 어렵다.

여기서 실패 메커니즘이 명확해진다. 권리를 부풀려서 진입한 업주가 첫 6개월은 본전 구간, 다음 6개월은 적자 구간에서 버티지 못하고 매물을 내놓는다.

- 룸 10개 기준 월 고정비: 1,800~2,400만 원(임대료 포함)
- 손익분기 룸 회전율: 하루 7~8룸 이상
- 실제 월 평균 회전: 골목 4.5룸 / 대로변 6.8룸

골목이든 대로변이든 손익분기에 못 미치는 순간, 원가율은 선형이 아니라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간다.

리뉴얼 비용이 룸 단가에 전가되는 구조

소비자 관점에서 짚어야 할 지점이 있다. 업소가 리뉴얼 또는 신규 오픈 명목으로 룸 단가를 올리고 서비스 질 유지한다고 광고할 때. 원가 구조 상 그건 거의 불가능하다. 리뉴얼 비용은 고정비에 합산되고, 이 비용은 결국 룸 단가에 전가된다. 이道理(이도리)를 모르면 소비자가 불리한 가격에 만족하는 구조에 놓인다. 합리적인 가격대의 검증된 업소를 고르는 데는 이곳의 추천 정보가 도움이 된다.

조건별 판단 기준

하나의 답은 없다. 다만 기준은 있다. 장부상 마진율이 아니라 실제 영업이산율을 기준으로 보라는 거다.

1. 룸 가동률 60% 이상이면 어느 정도 정상 궤도
2. 주류 단가가 동종 대비 30% 이상 높으면 리뉴얼 비용 전가 가능성 높음
3. 신규 오픈 6개월 이내면 원가 구조가 아직 안정화되지 않은 구간

장부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다만 모든 장부를 보여주는 업주는 거의 없고, 보여주더라도 읽을 줄 아는 사람이 드물다는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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