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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내가 마지막으로 검토한 홍대 임대차 계약서의 권리금은 1년 전 같은 블록 대비 약 58~62% 수준이었다. 서대문구 쪽에서 온 젊은 사장이 "형, 이거 받으면 손 털 수 있는 거죠?"라고 물었던 장면이 아직 생생하다. 2억 받고 떠나면서 표정이 꽤 밝았는데, 문제는 그 뒤에 전화가 세 번 왔다는 거다.
권리금 2억의 실체
그 2억이 곧장 통장에 들어온 게 아니었다. 중개보수, 기존 영업시설 반출 비용, 원상복구 의무 이행, 여기에 잔여 임대료 정산까지 빠지고 나니 실질 현금 흐름은 1.4억 남짓이었다. 여기서 세금까지 정리하면 체감은 더 낮아진다.
유흥 이용 주의사항을 논할 때 사람들은 주로 매출 과장이나 바가지 요금을 경고하는데, 정작 업주 관점에서 치명적인 건 임대차 구조 자체의 함정이다. 홍대 상권에서 2023년에 문을 닫은 업소들의 공통 분모를 들여다보면, 거의 예외 없이 임대차 계약 조건이 고리를 형성하고 있었다.
살아남은 곳들의 계약 조건
살아남은 업소들을 계약서 기준으로 분류하면 두 부류로 갈린다. 하나는 프리미엄 임대료를 감내하되 특화 콘텐츠로 객단가를 끌어올린 곳들이다. 홍대 메인 스트리트 기준 월 임대료가 2023년에 평당 180~220만 원까지 치솟았는데, 이런 자리에서 월 800만 원 이상 순수익을 유지하려면 단순 음주 서비스로는 불가능하다.
다른 부류는 반대다. 메인에서 한 블록만 빠진 골목이나 지하층, 혹은 2층 이상 비주얼 위치를 택하면서 임대료를 30~40% 절감한 집단. 이쪽은 투자 회수 기간을 18개월 이내로 설정하고, 리스크를 짧게 잡은 전략이었다.
문제는 중간 어딘가에 걸친 업소들이다. 임대료는 메인급인데 콘텐츠 경쟁력은 골목 수준. 2023년에 폐업한 홍대 업소의 상당수가 이 카테고리에 속했다.
유흥 시장의 가격 역설
유흥 이용 주의사항에서 자주 간과되는 게 있다. 소비자 가격이 올라간 건 단순히 업주 욕심이 아니다. 2022년 하반기부터 원자재비, 인건비, 특히 라이선스 비용이 복합적으로 상승하면서 최소 마진을 맞추려면 단가 인상이 불가피했다. 손님이 "예전보다 비싸졌다"고 느끼는 그 격차 대부분은 임대료와 인건비에 흡수되고 있었다.
여기서 한 가지 계산을 해보자. 홍대 중앙 상권 기준 30평 기준, 월 임대료 600만 원에 인건비 700만 원, 재료비 300만 원. 고정비만 1,600만 원이다. 월 매출 3,000만 원을 찍어도 순이익은 400~500만 원 수준. 여기서 세후 실질소득은 더 줄어든다. 이게 홍대 유흥 상권의 2023년 현실이었다.
2억 받고 나간 그날 밤, 다시
초반에 언급한 그 사장은 three 개월 뒤에 다시 전화를 했다. "형, 내가 나간 그 자리에 새 가게 들어왔는데, 권리금이 1.5억이래." 나는 그 말을 듣고 웃었다. 같은 자리, 같은 층, 같은 면적. 6개월 새에 권리금이 5,000만 원 빠진 건 시장이 판단한 그 자리의 실질 가치를 반영한 거다. 2억은 팔 때의 가격이지, 시장 평균이 아니었다.
그는 "유흥 쪽이 좀 나아지면 다시 해볼까" 하는 뉘앙스를 풍겼는데, 나는 솔직하게 말했다. 다시 들어갈 거면 이번엔 계약서상 보증금과 임대료 비율, 그리고 원상복구 조항의 범위를 먼저 확인하라. 유흥 이용 주의사항처럼 업주 관점의 주의사항도 똑같이 중요하다는 걸 몸으로 겪은 사람이 제일 잘 알 텐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