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밤은 화려하지만 그만큼이나 맹점이 많다. 특히 술집이나 유흥업소를 이용할 때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은 분위기가 아니라 계산서의 구조다. 업장들은 겉으로 보기엔 멀쩡해 보일지 몰라도 막상 자리에 앉으면 메뉴판에 없는 항목을 슬그머니 들이미는 경우가 허다하다. 봉사료니 세팅비니 하는 이름으로 푼돈을 뜯어가는 건 양반이다. 가장 흔하면서도 치명적인 방식은 주류 가격을 교묘하게 표기하거나 싯가라는 명목으로 나중에 청구서를 뻥튀기하는 수법이다. 이런 곳들은 당황해서 따지는 사람보다 귀찮아서 내고 나가는 사람을 노린다.
입장을 하기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건 기본 요금 체계다. 보통 입구에서 설명하는 내용과 실제 자리에 앉아서 겪는 상황은 괴리가 있다. 특히 주말 저녁 서울의 번화가에서는 시간제 요금을 적용하면서 미리 고지하지 않는 업장들이 제법 많다. 주문을 하기 전에 구체적인 총액을 묻는 건 촌스러운 행동이 아니라 생존 전략이다. 만약 직원이 대답을 회피하거나 나중에 알려주겠다는 식으로 얼버무린다면 그곳은 그냥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오는 게 상책이다. 돈 쓰는 사람 마음 편하게 해주는 곳이 서비스의 기본인데 그 기본조차 안 지키는 곳은 볼 것도 없다.
결제 시점에 카드 결제를 거부하고 현금이나 계좌 이체를 유도하는 곳도 여전히 존재한다. 법적으로 따지면 이는 명백한 위법이지만 정작 그 현장에서는 을의 처지에 놓인 손님이 목소리를 높이기 어렵다는 점을 교묘하게 이용한다. 애초에 카드 결제가 안 되는 업장은 투명한 운영을 할 의지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세금 문제로 현금을 고집하는 곳치고 서비스 품질이 정상인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다. 합리적인 이용객이라면 이런 불투명한 거래 방식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좋다.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카드 명세서라는 확실한 증거가 없으면 보상받을 길도 없기 때문이다.
유흥 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판단력을 과신한다. 하지만 술이 들어가면 뇌의 기능은 현저히 떨어진다. 애초에 이용 수칙을 꼼꼼하게 따져보는 행동을 귀찮아하는 심리를 이용해 업체들은 이득을 챙긴다. 덤터기를 쓰고 나중에 커뮤니티에 하소연해봤자 돌아오는 건 남들의 비웃음뿐이다. 당하는 사람에게도 분명히 책임이 있다. 사전에 충분히 주의를 기울일 수 있었음에도 방관했으니 그 대가를 치르는 셈이다. 서울이라는 거대한 도시에서 낚이지 않고 적당히 즐기는 건 결국 본인의 눈썰미에 달려 있다. 현명하게 선택할지 아니면 그저 그런 먹잇감이 될지는 전적으로 개인의 판단에 달린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