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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가게 권리금 2억 실거래 내역서를 보고 나서야 깨달은 것들

홍대역 7번 출구에서 도보 4분, 그 골목 코너 자리의 2023년 4월 실거래 내역서를 본 적이 있다. 권리금 2억. 보증금 5천, 월세 450. 그리고 그 가게는 지금 없다. 14개월 만에 철거 인부들이 들어갔다. 이게 단순한 '장사가 안 돼서' 망한 케이스가 아니라는 걸 알아차리는 사람은 많지 않다.

권리금 2억이라는 숫자가 품고 있는 치명적 계산 오류

통념 하나를 먼저 깨자. 권리금이 높으면 장사가 잘되는 가게라고? 그건 임대인이나 기존 점유가 바라는 희망 사항일 뿐이다. 실제 내역서를 보면 권리금 2억의 구성은 시설 집기 6천, 바닥과 인테리어 5천, 나머지 9천이 '영업권'이었다. 이 영업권이라는 항목이 문제의 핵심이다.

2023년 홍대에서 폐업한 업소들의 10개 중 7개가 이 '영업 권리금'을 시설 대비 과도하게 책정한 케이스였다. 내가 확인한 바로는 한 분식집의 경우 월 매출 2천5백이던 가게의 영업권을 1억 2천으로 매겼다. 이게 무슨 뜻인지 아는가? 새 점유는 첫 1년 동안 순이익 전부를 영업권 상환에 갖다 바쳐야 하는 구조였던 거다.

자, 여기서 유흥 이용 주의사항과 연결되는 지점이 나온다. 홍대에서 살아남은 술집들, 특히 주점과 클럽형 업소들은 결정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권리금을 구성했다. 그들의 내역서에는 '영업권' 항목이 거의 없거나 20% 이하로 제한되어 있다. 대신 '시설 투자비', '사운드 시스템', '냉난방 설비 개선' 같은 구체적 유형 자산으로만 권리금을 매겼다.

살아남은 곳들의 무형 자산 회피 전략

2023년 살아남은 업소 다섯 곳의 공통점은 권리금 구조가 아니라, 계약서 조항 하나였다. 특약사항 7조에 "임대인은 월 매출이 3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40% 이상 감소 시 계약 해지 및 권리금 반환 협의 의무를 진다"는 조항을 넣어둔 것이다. 폐업한 가게들 중 이런 조항이 들어간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하나 더 있다. 이 살아남은 가게들은 임대인 면담 때 자기들이 '유사 업종 전환 가능성'을 미리 명시해뒀다. 예를 들어 한식 주점이었던 곳이, 계약서에 '주류 판매를 동반한 비정규 식음료 영업'으로 업종 범위를 넓게 잡아뒀다. 추후 유흥주점으로 전환할 여지를 남긴 것이다. 폐쇄된 업소들은 대부분 업종이 '일반음식점'으로 한정되어 있어서, 변신 자체가 불가능했다.

권리금 2억 내역서를 보면서 드는 생각이 하나 있다. 저 숫자에 압도되어 "장사 잘되나 보다"라고 판단하는 순간, 이미 그 가게는 당신의 적자가 된다. 그 가게가 왜 나가는지, 왜 그 가격을 부르는지, 진짜 이유는 숫자 너머의 특약사항과 업종 유연성에 있다.

이제 스스로에게 물어볼 차례다. 내가 보는 권리금 내역서에서 '영업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30%를 넘는가? 특약사항에 매출 부진 시 탈출 조항이 존재하는가? 그리고 내 계약서의 업종 범위는 2년 뒤에도 유효한 정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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